
부모님이 움직이는 발판 앞에서 몇 번씩 발을 뗐다 놓거나, 내리는 순간 몸이 앞으로 쏠린다면 단순히 “손잡이를 잡으세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역이나 대형마트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일은 너무 익숙해서 위험을 크게 생각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바닥에서 움직이는 발판으로 올라서고, 다시 움직이는 발판에서 고정된 바닥으로 내려오는 과정에는 짧은 순간마다 몸의 균형을 바꾸는 동작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장바구니, 우산, 지팡이, 사람이 많은 출구가 겹치면 평소에는 잘 이용하던 부모님도 서두르거나 중심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령자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줄이려면 안전수칙을 외우는 것과 함께 오늘은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것이 편한 상황인지부터 보는 편이 좋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0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집계한 65세 이상 고령자의 승강기 시설 안전사고 건수입니다. 소비자원은 특히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기 시설에서 발생하는 고령자 낙상사고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타기 전 10초가 가장 중요합니다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선 뒤에는 손잡이를 잡으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부모님이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면 위험한 상황을 조금 더 일찍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사고가 생기기 쉬운 순간을 네 장면으로 나눠봅니다
이런 날은 엘리베이터가 더 단순한 선택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에스컬레이터를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평소에 잘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날의 상황까지 괜찮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 큰 장바구니나 캐리어 때문에 손잡이를 잡기 어려운 날
- 비나 눈 때문에 신발과 출입구 바닥이 젖어 있는 날
- 평소보다 다리에 힘이 없거나 몸의 균형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날
- 지팡이와 짐을 함께 들고 있어 손의 움직임이 복잡한 경우
- 사람이 많이 몰려 부모님 속도로 올라타기 어려운 상황
- 움직이는 발판 앞에서 계속 망설이거나 내릴 때 발을 떼기 어려워하는 경우
부모님께 “연세가 있으니 에스컬레이터는 타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자신의 이동을 제한한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대신 “오늘은 장바구니가 무거우니 엘리베이터로 가요”, “비가 와서 바닥이 젖었으니 오늘만 저쪽으로 가요”처럼 그날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지팡이를 사용하는 날에는 손의 순서가 달라집니다
지팡이를 사용하는 부모님이라면 지팡이를 들었다는 사실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손에는 지팡이, 다른 손에는 장바구니가 있다면 손잡이를 잡을 손이 남지 않습니다. 발판에 올라선 뒤 지팡이를 다른 손으로 옮기거나, 내리는 순간 지팡이 끝을 어디에 둘지 망설인다면 여러 동작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 하나가 변수가 됩니다
비 오는 날에는 평소와 같은 에스컬레이터도 조건이 달라집니다. 부모님 한 손에는 우산이 있고 다른 손에는 가방이나 장바구니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우산을 접으며 바로 움직이는 발판에 올라가면 짧은 시간에 해야 할 동작이 너무 많아집니다.
우산은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이 아니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먼저 정리하고, 손잡이를 잡을 손을 비운 다음 이동하는 편이 좋습니다. 내리는 곳의 바닥도 젖어 있을 수 있으므로 발판에서 벗어난 직후 급하게 방향을 바꾸지 않습니다.
가족이 옆에 있을 때도 재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있으면 팔을 잡아당겨 타이밍을 맞춰드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아직 발을 내딛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옆에서 몸을 당기면 발의 움직임과 상체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타세요”라고 급하게 말하기보다 부모님이 직접 발판 움직임을 보고 올라설 수 있도록 기다리고, 손잡이를 잡을 쪽을 막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부모님이 앞사람보다 뒤 사람을 신경 쓰며 서두르지는 않는지 봅니다.
손잡이를 잡기 전에 가족의 팔부터 붙잡으려 하지는 않는지 봅니다.
내린 직후 멈추거나 뒤를 돌아 가족을 찾는 습관이 있는지 봅니다.
사고가 났다면 움직이는 기계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행정안전부 안전한TV는 에스컬레이터 사고 발생 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비상정지 버튼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평소 부모님과 에스컬레이터를 자주 이용한다면 비상정지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한 번쯤 함께 확인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넘어졌다면 주변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이유로 급하게 일어나려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통증이 있거나 움직이기 어렵거나 머리를 부딪힌 뒤 상태가 좋지 않다면 억지로 걷게 하지 말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합니다.
다음 외출에서는 설명보다 한 번 지켜보세요
부모님에게 에스컬레이터 안전수칙을 여러 개 한꺼번에 설명하면 실제 상황에서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음에 지하철역이나 마트에 함께 갔을 때는 아래 네 장면만 살펴봐도 됩니다.
- 입구에서 발판을 여러 번 보내며 망설이는지
- 올라선 직후 손잡이를 자연스럽게 잡는지
- 이동 중 가방이나 장바구니를 다시 정리하는지
- 내릴 때 발을 여러 번 고쳐 딛거나 출구에서 바로 멈추는지
한 번의 실수만 보고 에스컬레이터 이용을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같은 장면에서 반복해서 어려움을 보인다면 그때는 “조심하세요”라는 말보다 어떤 상황에서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지를 함께 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안전 기준을 확인한 곳
한국소비자원|고령자 승강기 시설 안전사고 고령자의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기 시설 낙상사고 현황과 안전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안전한TV|에스컬레이터 사고 대처방법 손잡이 사용, 노란 안전선, 걷거나 뛰지 않기, 비상정지 버튼 등 기본 행동요령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안전한TV|밀집 상황 에스컬레이터 안전수칙 사람이 많은 장소와 큰 짐이 있는 상황에서 살펴볼 안전수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부모님의 다른 이동 장면도 이어서 살펴보세요
에스컬레이터에서 보이는 망설임은 집 안 바닥이나 평소 외출길에서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모님 무단횡단, 그냥 습관으로 넘기면 위험합니다 시장이나 병원처럼 자주 다니는 외출길에서 반복되는 위험한 보행 습관을 살펴봅니다. 부모님 집 바닥 미끄럼, 넘어지기 전 볼 곳 침대 옆, 주방, 현관처럼 부모님이 실제로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질 수 있는 위치를 확인합니다. 고령자 집안 안전, 작은 위험 신호부터 벽을 짚거나 문턱 앞에서 멈추는 모습처럼 평소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이어서 살펴봅니다.고령자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부모님에게 더 많은 주의사항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발판 앞에서 자주 망설이는지, 손잡이를 잡을 손이 남아 있는지, 내리는 순간 발을 여러 번 고쳐 딛는지를 한 번 지켜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평소에는 잘 타던 부모님도 비 오는 날이나 장을 본 날에는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날의 상황이 복잡하다면 몇 분 빠른 길보다 동작이 더 단순한 길을 고르는 것이 부모님 외출 안전에는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